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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난임 아닌 ‘불임’ 표기… 바로 고쳐주세요”2020/03/19
아가야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4·15총선 이후 새로 꾸려질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아동과 양육자들의 권리를 위해 힘써온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에게 마이크를 건네줬다. 아이 키우기 좋은 세상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기자 말



2018년 11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회 난임가족의 날'기념행사에서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자료사진 ⓒ베이비뉴스



“법이 개정돼 법률용어도 불임에서 난임으로 바뀌었습니다. 언론과 병원에서 더 편견을 조장하는 부정적 용어가 아닌, 사회구성원의 배려와 격려의 용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에 뿌듯함을 느끼지만, 아직도 진료코드명에 난임을 불임으로 표기하는 병원이 있습니다.”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은 지난 2018년 11월 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5회 난임가족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처럼 말했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2003년 난임가족들의 온라인 동호회 ‘아가야’에서 출발했다. 이후 2006년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했고, 2009년에는 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단체는 2005년부터 ‘난임’ 용어 사용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1년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난임이 등재됐고, 불임을 난임으로 개정하는 내용의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이듬해 통과됐다. 2017년 10월부터는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도 제도화됐다. 현재 단체는 난임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난임상담(☎1899-1806), 난임 극복 교육, 난임 예방 교육 등 난임 극복에 필요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 회장이 바라본 20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새 국회에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베이비뉴스는 박 회장과 17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 부부의 어려운 숙제 풀어줘”



지난해 3월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저출산시대, 난임정책 전환을 위한 국민대토론회’에 참석한 한 난임여성.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20대 국회가 난임 문제에 얼마나 공감했다고 보십니까? 지난 4년을 돌아봤을 때 100점 만점에 몇 점이나 주실 수 있으실까요?

“난임 문제가 전부 해결되진 못했지만, 대체로 국회가 공감했다고 봐요. 하지만 난임 문제를 해결하는데, 좀 더 진정성이 있는 의정 활동을 요구하고 싶습니다.”

Q. 난임 문제 해결에 있어서 20대 국회가 4년 동안 이룬 긍정적인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2003년부터 난임시술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06년 3월부터 2017년 9월까지 난임부부 지원사업이 실시됐으며, 2017년 10월 1일부터는 난임시술에 대해 건강보험 적용됐습니다. 그동안 난임부부가 간절히 바라고 희망했던 어려운 숙제를 드디어 풀어준 느낌입니다.”

Q. 2018년 11월 ‘난임가족의 날’ 기념행사에서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이명수 미래통합당 국회의원은 진료코드명에 계속해서 ‘불임’으로 사용하는 병원에 대해 불이익을 주면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은 약속이 지켜졌는지요? 지켜지지 않았다면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2018년 난임가족의 날 슬로건이 ‘한글질병분류명 난임 용어 변경을 응원합니다’였어요. 그동안 저는 난임 용어의 법 개정을 이끌어내며 널리 사용되고 정착되게끔 노력했습니다. 당연히 진료코드명도 불임에서 난임으로 바뀐 줄 알았는데, 안 바뀌었더라고요.

진료코드명을 난임으로 바꾸는 것에 대한 근거와 의견을 439명의 서명과 함께, 2018년 12월 급하게 협조 공문으로 통계청에 보냈어요. 이후 거듭 진행 과정을 확인했고요. 당시 통계청은 2019년도 두 번의 전문가 심의회의가 열릴 예정이며, 회의 결과에 따라 진료코드명 변경에 대한 결과가 나온다고 했어요.

지난해 12월 통계청에 확인해 보니, 두 번에 걸친 전문가 심의회의에서 진료코드명을 난임으로 바꾸는 건 힘들다고 했어요.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무 노력도 없었어요. 21대 국회에서는 병원 영수증에서도 불임이 아닌 난임 용어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합니다.”

Q.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9일 난임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난임부부 시술비’로 1회 최대 110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지난해 10월 1일 ‘난임시술 건강보험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습니다. 토론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를 다뤘어요. 첫 번째는 건강보험 적용 횟수 차감 방법 개선, 두 번째는 건강보험 자부담율 개선, 마지막은 습관성 유산과 반복착상실패 치료제 급여화와 기준완화였어요. 첫 번째와 세 번째 사안은 여전히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이지만 두 번째 건강보험 자부담율에 대한 개선은 그래도 저희가 주장했던 의견들이 대체로 반영됐어요.”

◇ “첫째 아이 임신·출산 지원과 난임 기초검사 지원 도입됐으면”



지난해 10월 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난임시술 건강보험 개선방안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자료사진 ⓒ베이비뉴스



Q. 2018년부터는 연간 3일의 ‘난임치료휴가’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중소기업 근로자, 비정규직 근로자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난임치료휴가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까요.

“‘난임치료휴가제’는 오히려 중소기업 근로자나 비정규직에서 적극 사용이 필요한 건데, 현실은 반대로 가고 있어요. 직장인들은 난임시술을 받고 싶어도 그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시간 내기도 어렵지만, 특히 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직장상사의 눈치도 있어 심적으로 힘들다고 해요. 결국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사례를 많이 들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서 난임치료휴가제의 완전한 정착과 난임 진료를 위한 ‘잠깐 외출허용시간’을 공감하고, 보장해줘야 합니다. 잠깐 외출허용시간은 직장인 난임 여성이 1~2시간 동안 병원을 방문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3일 난임치료휴가제는 현실과 동떨어집니다. 3일이면 대부분 채취과정과 이식과정에서 다 쓰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정부와 기업이 직장 난임 여성의 난임 진료를 위해 시간을 정해 병원에 다녀올 수 있도록 하는 배려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임신과 출산을 포기하지 않고도 직장을 다닐 수 있는 배려문화를 만들어준다면 난임 여성들은 더 열심히 임신에 도전하고 직장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니, 회사와 개인에게 모두 이익이 될 겁니다.”

Q. 보건복지부는 여러 번의 국회 토론회 발언에서 난임부부의 힘든 상황은 알고 있으나, 건보 적용 횟수 차감방법 개선 등이 제도 뿌리를 흔들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 이후 복지부와 어떤 소통을 해온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맞아요. 제도의 뿌리를 흔들 수는 없는 일입니다. 뿌리가 흔들리면 여러 곳에서 형평성을 이유로 같은 요구를 해올 겁니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으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Q. 21대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에게 공통 공약으로 청원하고 싶은 것을 딱 한 가지만 꼽자면 무엇으로 하시겠습니까?

“그동안 단체의 노력으로 지난 4년 동안 난임부부를 위한 정책은 많이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난임부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어요.

21대 총선에 공약하고 싶은 두 가지를 청원하고자 합니다. 하나는 이미 난임시술 지원 나이가 없어진 만큼, 첫째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만 30세 남자와 여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검진항목에 난임에 대한 기초검사를 지원하는 겁니다.”

Q. 끝으로, 총선 이후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에 당부하시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1대 국회는 철새 정치인보다 기본에 충실한 정치인이 나왔으면 합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감동을 일궈낼 수 있는 현장 전문가가 국회에 모여 오로지 국민의 행복지수를 만들어 줬으면 합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출처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https://www.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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